[스크랩] 설악산 갱기폭 좌벽
○설악산 갱기폭 좌벽○
- 그네들은 전위(前衛)를 꿈꾸었다.
본디 전위는 불온한 것이어서 고독하기 이를 데 없다. 그들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했다. 전위는 첨예한 칼끝에 서는 것과 같아서 회색이란 있을 수 없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기로에서 단 하나의 선택만 가능할 뿐이다. 따라서 전위는 늘 불안정하고, 고독하다. 설악 갱기골에서의 첫날 밤. 밤이 들면서 골짜기로 별이 하나 둘씩 걸어 나오기 시작하더니 하늘은 이내 별이 가득하다. 북쪽 하늘엔 오랜만에 보는 북두칠성과 북극성이 찬란했고, 물고기자리 안드로메다자리 조각실자리 고래자리들이 갱기골의 밤하늘을 수놓자 곧 눈이 멀 것만 같다. 서울에서 사라진 지 오래인 별자리들을 바라보면서 젊은 날 나의 의식을 점유했던 한 여자의 얼굴을 기억해냈다.
소설가 강석경. 나는 그 여자의 소설을 유난히 좋아했다. 86년에 발표한 <숲속의 방> 이후, 나는 그 여자의 의식을 뒤좇아 <가까운 골짜기>하며, <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 등을 탐닉했다.특히 <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를 읽었을 때는 강석경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별이 모두 라사에만 뜨는 줄로 알았다. 그리고 이혼녀인 주인공 문희의 궤적을 따라 수련꽃이 만발한 인도의 운하를 거쳐,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인 티베트의 수도 라사에 이르러 세상의 별을 다 보고 싶었다. 아직도 나는 그 소설의 끝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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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위를 꿈꾸는 클라이머에게 회색이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의 삶은 늘 치열할 수밖에 없다. 갱기폭 좌벽 웅조철진 1피치를 등반중인 김세준씨. |
“지구의 미아인 그대와 나, 우리는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슬픔에 등을 떼밀리어 빛을 찾아 나선 한 여자, 알 수 없는 업에 휘말려 낯선 하늘 아래 표류하고 있는 남자. 그들은 멈출 수 없는 구두를 신고 꿈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인간의 진정한 초상인 별을 찾아”를 기억하고 있었다.별에 대한 문희의 추적은 병적으로 집요했다. 나도 언젠가 그녀처럼 라사를 찾아 그 별들에 파묻혀 두 눈 가득 주먹만한 별들을 담고 싶었다. 그리고 설산 위로 수없이 떨어지는 별똥별들이 뒤통수를 후려치며 침잠하는 모습을 내 영혼의 자작나무 숲에 죽는 날까지 숨겨두고 싶었다.다음 날 이른 아침, 등반에 나선다. 지고 가야 할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우리는 겨울 숲의 풍경 속으로 빠져들어 ‘작은 폭포’를 넘어 절망처럼 서있는 벽 앞에 섰다. 일순간 그 높이가 가슴을 짓누를 것만 같다.
- 고 최승철 김형진씨의 영혼이 깃든 갱기폭 좌벽
갱기폭 좌벽. 나는 그 앞에서 두 사람의 얼굴을 곧 찾아냈다. 이 벽에는 이미 위대한 전설이 되어버린 사내들의 꿈과 절망이 서려있다. 고 최승철, 김형진씨. 그네들은 그리 멀지 않은 기억으로부터 왔다. 그들은 설악산의 푸른 안개와 푸른 산빛, 일렁이는 침묵의 고요를 헤치며 그들이 잠들어 있는 인도 탈레이사가르(6904m)의 눈덮인 하얀 바위벽을 넘어 내게로 왔다. 그네들은 전위(前衛)를 꿈꾸었다. 본디 전위는 불온한 것이어서 고독하기 이를 데 없다. 그들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했다. 전위는 첨예한 칼끝에 서는 것과 같아서 회색이란 있을 수 없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기로에서 단 하나의 선택만 가능할 뿐이다. 따라서 전위는 늘 불안정하고, 고독하다.
전위는 본질적으로 평범한 것을 거부한다. 그들은 시인 김수영의 시구처럼 “너무나 많은 첨단의 노래만을 불러왔다.” 전위적 클라이머는 생과 사의 미묘한 경계를 오가기 때문에 그들 생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와 항상 대결해야 한다. 따라서 그들의 삶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살아남은 자들이 아직도 그들을 추억하는 것은 그들이 현대 알피니즘의 정수리에서 너무도 짧고 빠르게 꽃잎처럼 스러졌기 때문이다. 현대 알피니즘은 ‘좀더 새롭고, 좀더 어렵고, 좀더 힘들게’로 집약할 수 있다. 현대 알피니즘의 비조(鼻祖)라 일컬어지는 알버트 프레드릭 머메리가 살았던 시기는 영국 알파인 클럽의 선배들이 걸어서 등정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봉우리들을 초등한 시기였다. 머메리보다 약간 먼저 등반을 시작해 1878년 ‘그랑 드류’를 초등한 클린턴 토마스 덴트는 “알파인 클럽의 옛 멤버들은 우리에게 이런 바위투성이의 침봉들만 남겨 놓았다. 그들은 알맹이는 다 가져가고 바위들만 남겨놓았다”고 회고록에 적고 있다.
머메리는 거칠고 험한 바위벽을 올라야만 하는 시대적 숙명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처음 마터호른을 본 순간, 가슴 속 밑바닥으로부터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그 무엇을 느꼈다. 1879년. 그는 가이드 알렉산더 부르게너와 함께 당시 가장 어렵다고 하는 마터호른 즈무트리지를 초등한 이래 수많은 봉우리와 루트 초등을 이루어냈다. 1895년. 인류 최초로 8000m급의 낭가파르밧(8125m)으로 진출한 그는 이른바 ‘운명의 산’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장렬한 최후였다.고 최승철 김형진 신상만씨가 다시 새롭게 조명되는 이유는 엄홍길씨와 박영석씨가 자이안트 14좌를 등정함으로써, 14좌에 대한 이른바 ‘통과의례‘가 끝났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룬 성과는 대단한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 앞길에는 머메리의 시대가 그랬던 것처럼 걸어 올라가는 시대는 끝나고 본격적인 거벽등반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선두에 그들이 거기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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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조철진 2피치를 김세준씨가 하켄을 박으며 고도를 높이고 있다. 포타렛지에서 빌레이를 보고있는 이는 조우영씨. |
- 본격적인 해외 거벽등반의 시대 열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올해 들어 ‘2001 카라코람 멀티4 원정대(대장 서기석)’의 카체 브랑사(5560m), 혼보로 피크(5500m), 시카리(5928m), 무스돔(5620m) 등반이 이루어졌으며, 익스트림 라이더팀(대장 조우영)의 오우거 돔(5600m) 등반이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해외 거벽등반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는 벽 앞에 섰다. 벽에는 고 최승철씨와 김형진씨의 얼굴이 새긴 부조(浮彫) 동판이 이른 아침 공기를 가르며 우리를 맞아 주었고, 그 동판에는 그네들의 젊은 날의 초상 말고도 그들을 기리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극한의 도전자들, 그들은 아직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려움의 개척자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정신은 언제나 변함없이 이어질 것입니다.
고 신상만 최승철 김형진 탈레이사가르 원정대.” 장비를 정리한 뒤, 등반에 나섰다.
갱기폭포 좌벽 등반에 참여한 이들은 의정부 샤모니클럽(대표 김점숙) 익스트림 라이더팀의 김형일(35세) 조우영(35세) 김세준(33세)씨와 이 학교 9기 졸업생인 김팔봉(28세·큰뿌리산악회)씨다. 이 가운데 조우영 김세준씨는 지난 6월 K2(8611m)와 인접한 오우거 돔의 수직 거벽을 개척한 이들로, 기대가 사뭇 컸다. 오늘 등반할 코스는 96년 고 최승철 김형진씨가 개척한 ‘웅조철진’. 이 루트는 조우영씨와 김세준씨가, 김형일 김팔봉씨는 ‘천국’을 등반하기로 했다. 아침 햇살이 건너편 삼형제봉(1225m) 산자락으로 넘어오면서 한 여자의 곱디고운 표정처럼 섬세하게 산그림자를 드리웠다. 이윽고 따스한 햇살이 갱기골 머리로 내려앉기 시작하더니 벽은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먼저 김형일씨가 천국 선등에 나서고, 이어 웅조철진을 김세준씨가 오른다.
“캉∼, 캉∼.” 갱기골을 가르는 해머질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져 나간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흐르는 법인데, 유독 거벽인공등반에서 만큼은 불평등한 것 같다. 모든 것이 정지된 상황처럼 김세준씨의 동작은 민달팽이가 기어가는 것처럼 느리다. 그가 등반하는 구간은 인공등반 난이도로 따지자면 A3구간이다. A3란 나이프 하켄이나 코퍼헤드 등을 사용해야만 등반이 가능한 구간으로 루트 파인딩이 어렵고 장비 설치도 용이하지 않다. 또한 추락시 확보물이 2∼3개 빠지면서 선등자가 벽에 부딪쳤을 경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구간이다. 이 벽의 모든 루트들은 피치가 끝나는 확보지점 외에는 거의 인공 보조물이 없는 데다, 어느 한 곳만 부분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라 모든 피치가 전반적으로 어려워 등반이 더딜 수밖에 없다.
- 벽에서 지낸 절망과 희망의 추억들
벽으로 짧은 바람이 불어오자 김세준씨의 긴 머리칼이 바람결 따라 곱게 나부꼈다.
그가 한 개, 한 개의 확보물을 완벽하게 설치하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그 만큼의 고도를 높이는데, 점심을 챙겨 먹을 짬도 없이 시간은 후딱 지나갔다. 한편 천국을 등반중인 김형일씨가 1피치 확보지점에 도착하자 김팔봉씨가 2피치 선등에 나섰다. 그는 수직의 벽을 넘어 약 5m의 집채만 한 오버행을 줄사다리를 딛고 넘어서는데,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그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 보인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끝나고 김세준씨가 1피치에 도착했다. 후등으로 장비를 회수하며 올라온 조우영씨와 김세준씨는 훈련 삼아 포타렛지를 벽에 설치한다. 포타렛지는 거벽등반에서 확보를 보거나 잠을 자고 또 휴식공간으로 쓰이는 필수 장비. 까마득한 지상을 배경으로 조우영씨가 포타렛지에 누워 김세준씨의 다음 등반을 도왔다.
천국 2피치를 등반중인 김팔봉씨가 느릿느릿 확보지점에 도달했고, 김형일씨가 확보물을 회수하며 종료지점을 향해 오른다. 해는 첩첩산중으로 뉘엿뉘엿 떨어져 등반을 마무리할 때가 왔다. 오버행 밑으로 지상을 향해 줄을 던지자, “핑∼” 소리를 내며 아무런 저항 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허공으로 몸을 맡기는데, 두둥실… 우리가 오늘 등반한 하루의 추억들이 바람결에 나풀거렸다. 땅에 내려서자 꿈이 아니가 싶었다. 우리는 하루 온종일 벽에서 절망과 희망을 번갈아가며 꿈꾸었다. 인간에게 있어 지상은 항상 즐겁다. 겨울 나뭇가지 사이로 짙은 어둠이 빨리 찾아왔다. 랜턴 불빛에 의지해 갱기골을 내려가는데 하늘엔 별이 하나 둘 마중 나오고…. 오늘따라 하늘엔 유독 별이 많다.
설악산에 와서 이렇게 많은 별을 대하기는 오랜만이다. 시린 밤하늘엔 은하수가 가득하고 하늘에서 흘리는 눈물일까…. 우리 눈 속으로 뚝, 뚝, 별이 박혔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고인이 된 신상만 최승철 김형진씨는 별이 되어 그 어딘가에 떠 있을 거라고 믿으며 잠을 청했다. 이른 새벽, 산안개가 자욱하더니 해가 뜨면서 이내 사라져버린다. 지상에는 밤새 그 많던 별들이 내려앉았는지 보석처럼 찬란한 무서리가 반짝이고, 우리는 서둘러 우리의 전의(戰意)를 불태우게 하고 또 절망케 하는 불가능의 벽 앞에 섰다. 벽은 신의 영역, 우리는 신의 땅으로 조심스럽게 한 발 내딛었다. 오늘 등반은 조우영 김세준씨가 ‘신루트’를 등반하고 또 다른 조인 김형일 김팔봉씨가 ‘샤모니’를 오르기로 했다. 어제처럼 등반이 어려운지 모두 등반 속도는 느렸다.
샤모니 1피치 중간을 오르던 김형일씨가 코퍼헤드가 빠지는 소리와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지더니, 신루트를 등반중이던 조우영씨도 여덟 번째 나이프 하켄이 빠지면서 바위에 부딪쳤다. 근심스런 나의 질문에 그네들은 거벽등반에서의 추락은 항시 있는 일이라며 웃음 한 번 날리더니 또 전진을 계속 한다. “파, 바, 박!” 코퍼헤드 세 개가 빠지는 소리가 갱기골을 울렸다. 그 순간 김형일씨가 곤두박질쳤다. 아마 그의 머리 속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찰나의 시간처럼 스쳐지나갔으리라. 클라이머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패배하면서도 그 속에서 고독한 희망을 꿈꾸는 존재…. 그의 전진은 다시 시작되었지만 추락 여파 때문인지 움직임이 매우 진중하고 느렸다. 우리는 너무 멀리 떠나온 것 아닐까? 등반중이던 김형일씨가 코퍼헤드에 매달려 나지막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의 노랫소리가 갱기골을 떠돌았다.
여러 갈래 길중 만약에 이 길이
내가 걸어가고 있는
막막한 어둠으로 별빛조차 없는 길일지라도
포기할 수 없는 거야
걸어 걸어 걸어 가다보면
뜨겁게 날 위해 부서진 햇살을 보겠지
우리는 왜 이렇게 험난한 벽을 오르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너무 멀리 떠나와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을 지도 모른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우리의 오름짓은 내재돼 있는 유전자의 명령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찌할 것인가. 운명이 그러하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또 올라갈 수밖에…. 한편, 조우영씨는 추락으로 인해 발목에 힘이 제대로 걸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바위와 자신과의 진지한 탐색을 계속하더니, 1피치에 도달한 후 곧 하강했다. 그에 비해 장비를 회수하는 김세준씨의 등반 속도는 턱없이 빨라, 재빠르게 한 피치를 마무리하더니 지상으로의 아름다운 하강을 시작했다.
차츰 골짜기에 어둠이 밀려올 즈음, 김형일씨의 등반도 거의 끝나가고. 길고 긴 하루 일정은 후등자인 김팔봉씨가 샤모니에 걸린 어둠을 쓸어 담고 내려오는 것으로 마칠 수 있었다.
그가 내려오자 우리는 그 무거웠던 삶의 시간에 매달렸던 등반장비들을 배낭에 넣으며 하산을 서둘렀다. 내려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전위를 꿈꾸다 탈레이사가르의 별이 된 고 최승철 김형진씨의 동판을 다시 한 번 돌아봤다. 그들은 이 어두운 밤, 우리가 떠나면 벗들이 찾아왔다고 즐겁게 도란도란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네들을 두고 내려가는 우리들의 마음은 무거웠다. 위대한 알피니즘을 구현하고자 했던 사내들의 외로운 영혼을 뒤로 한 채 우리는 지상의 가장 높은 벽을 오를 거라고 다짐하면서 낮은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갱기골을 내려설 때 희끗 나부끼던 눈발이 함박눈으로 바뀌면서 골짜기엔 함박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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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갱기폭 좌벽 루프구간 |
- 국내 거벽 등반의 전위대 익스트림 라이더
거벽등반 인구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1997년 10월 문을 연 익스트림 라이더는 고 최승철 김형진씨가 주축이 되어 교육 목적으로 만들어진 거벽등반 등산학교다.
그 이전에도 개별적이고 간헐적인 거벽등반 교육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거벽등반을 위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이루어진 곳은 익스트림 라이더가 처음이다.
이 등반학교에서는 5주에 걸쳐 거벽등반 이론 강의 및 실제 교육 등반으로 이루어진다. 강사진은 김점숙씨를 비롯 조우영 김형일 김세준씨 등 쟁쟁한 실력을 갖춘 6명의 강사진이 포진하여 알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팀에서는 5주 동안 거벽등반의 장비종류 및 이론 교육, 짧은 수직벽에서의 거벽등반 실제 훈련, 주마를 이용한 기술, 홀링 및 포타렛지 사용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현재 9기까지 10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연락처는 김형일(011-762-1081), 조우영(017-244-3187). 이밖에도 거벽등반을 교육하는 곳은 ‘2001 카라코람 멀티4원정대’가 주축으로 만든 ‘고산거벽등산학교(대표 이규태)’가 있다. 연락처는 서기석(02-998-7722, 016-252-4913). 한편 ‘SUN&M00N 산악문화(대표 문종국)’에서도 거벽등반 강의를 한다. 연락처는 문종국(062-525-2335, 011-607-4228).
갱기폭으로 가려면 먼저 한계리 관광민예단지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44번 국도를 타고 한계령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한계관광농원’이란 표지판이 나오면 그곳에서 약 200m 더 직진한다. 이후 도로 왼쪽에 승용차 2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나온다.
차를 이곳에 주차시킨 후 약 300∼400m 되돌아 내려가면 가드레일이 나오고 길옆에는 입산금지를 알리는 붉은 비닐 끈이 길게 쳐져 있다. 이어 도로가 급하게 휘어지는 것을 예고하는 도로 표지판이 보이고, 가드레일이 끝난 바로 오른쪽이 갱기폭으로 가는 길이다.
산길을 따라 20∼30분 오르면 묵밭이 나오고 곧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야영한 흔적이 있는 곳이 나오는데 바로 윗길을 따르면 된다. 희미한 길을 따라 가다보면 길이 끊기는데 마른 골짜기를 따라 오르면 된다.
7∼8m의 ‘작은 폭포’에 설치된 고정 로프를 이용하여 주마링으로 오르면 갱기폭이 보인다. 이 폭포 바로 왼쪽 벽이 등반 대상지다. 등반 루트는 갱기폭을 중심으로 제일 왼쪽부터 96년 1월에 개척한 웅조철진, 신루트, 천국, 샤모니 순으로 나있다. 웅조철진 출발 지점에는 빨간 슬링이 참나무에 매어져 있고, 신루트는 동판 바로 왼쪽 위에 있는 리벳 볼트가, 천국은 동판 바로 오른쪽의 크랙이, 샤모니는 아름드리 참나무가 있는 곳이 등반 시작지점이다. 갱기폭 좌벽은 피치가 끝나는 확보지점 외에는 거의 확보물이 없으므로 아래의 장비목록에 따른 인공등반장비를 반드시 준비해야 등반이 가능하며, 루트 파인딩이 능력이 뛰어나야 애를 먹지 않는다.
또한 등반을 하더라도 A3를 등반할 줄 아는 이와 반드시 동행해야 하고, 최소한 오전 6시 30분 이전에 등반을 시작해야 한다. 이곳의 루트들은 한 피치의 어느 한 곳만 A3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피치 전 구간이 A3가 되기 때문에, 2인1조로 하루 종일 등반하더라도 2피치를 끝내기도 힘들 수 있다. 요즘 천국 2피치 이상은 등반성이 없어 등반을 거의 하지 않는다. 따라서 등반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될 경우 두 번째 피치 이상은 욕심내지 말고 바로 하강하는 것이 좋다. 특히 천국 2피치에서 하강할 때는 자일이 바위틈에 끼이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겨울철에 등반할 경우 매우 춥고 바람이 심하므로 보온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하며, ‘작은 폭포’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바일과 아이젠을 꼭 준비해야 한다.
갱기폭 좌벽 등반에 관한 자세한 것은 익스트림 라이더팀의 김형일씨(011-771-6904)나 조우영씨(017-244-3187)에게 문의. 야영은 ‘묵밭’이란 곳에서 할 수 있으나 공단측에 적발되면 취사야영 금지, 인화물질 반입 등의 법규가 적용되므로 아예 야영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요즘은 산불방지기간이여서 단속이 심한 편이다.
자일 60m 2동, 헬멧(필수), 프렌드 3조(1∼10호), 너트 2조(1∼10호), O형 카라비너 50개, 퀵드로 10개, 50cm 슬링 15개, 작은 구리 너트 1조, 각종 훅 1조(피쉬 훅, 타론, 클리프 행거), 부가부 피톤 3조(1∼6호), 로스트 애로우 2조(1∼8호), 러프 하켄 3개, 버드빅 10개, 리벳 행거 4개, 타이오프 슬링 15∼20개, 코퍼헤드 및 알루헤드 1조(1∼6호)
동서울종합터미널(02-453-2855)에서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6시 5분까지 하루 13회 운행하는 양양 경유 속초행 직행버스 타고 원통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차. 요금은 13,400원. 원통터미널에서 민박지인 쇠리로 가거나 갱기폭 초입으로 가는 버스편이 적기 때문에 대흥택시(017-379-2275)를 이용하는 것이 한결 빠르다. 쇠리나 갱기폭까지는 미터요금을 적용하는데, 쇠리 민박촌까지는 약 7,000원선, 갱기폭 초입은 약 10,000원선 한다.
서울에서 승용차를 가져갈 경우 6번 국도를 타고 양평을 지나 용두리에서 홍천으로 이어지는 44번 국도로 갈아 탄 뒤 인제, 원통을 지나 한계리 민예관광단지 삼거리에서 한계령으로 우회전한다. 이곳에서 4.5km 가면 쇠리 민박촌이 나오고, 좀더 가면 ‘한계관광농원’이란 표지판이 나타난다. 이 표지판에서 약 200m 더 직진하면 도로 왼쪽에 승용차 2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주차하면 된다. 민예단지 삼거리에서 6km쯤 거리에 있다.
서울에서 늦게 출발하여 굳이 야영을 하려면 옥녀탕매표소 옆에 있는 대형 주차장에서 야영한 다음, 새벽 일찍 철수하는 것이 좋다. 민박은 갱기폭과 가까운 쇠리 민박촌의 통나무집(033-463-3775), 청기와집(033-463-2621), 솔밭집민박(033-463-3383) 등을 이용하면 된다. 4인1실 30,000원선.
또한 옥녀탕휴게소(033-463-93013)에서도 하는데 미리 예약해야 한다. 1인당 숙박료는 6,000원이며, 30∼40명이 머물 수 있다.